<디카시>
처형 도시
김왕노
몇 천 톤 철근을 한꺼번에 들어 올리려는 것이 아니다.
땅에 떨어진 별을 들어올리려는 것도 아니다.
바닥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껌 딱지 같은 세상
한번쯤 들어올려 뿌리째 허공에 매달려는 것이다.
-블로그주: 피사체/ 타워크레인(p.76)
한여름
암흑의 땅에서는 갑옷이 되어주었다가
이제는 파란 창공으로
매미를 날려 보낸 후 얻은 찬란한 휴식
-블로그주: 피사체/ 매미 껍질(p.84)
해설> 한 문장: 김왕노 시인이 작년에 낸 첫 디카시집의 제목이 게릴라였듯이 문학의 게릴라를 자청하는 김왕노 시인의 활동은 대단하다. (……) 그는 모든 것은 유의미하므로 함부로 대하거나 함부로 말하지 말며 모든 것을 포용하려는 물신주의 사상마저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디카시 시리즈 1호를 내고 디카시 작품상과 여러 문학의 수상과 벌써 10권의 시집을 낸 것이 객관적 평가라고 할 수 없으나 이미 그는 디카시의 선구자로 디카시의 단단한 시인으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 시인의「처형도시」란 이 시집에서 적나라하게 파헤쳐진 도시의 참혹을 읽게 되고 사랑에 목말라 몸부림치는 짐승 한 마리를 보게 되고 도시의 단면도 접하게 되지만 이 디카시집 한 권이 문화의 새로운 물꼬를 터즐 뿐만 아니라 정체되지 않고 진화되어가는 시와 문학의 현주소를 말해 주고 있다. 영상과 짧은 시가 어우러져 시의 의미를 영상의 의미를 증폭시켜 감동의 바다로 이끄는 작은 시의 제전에 초대받는 것 같아 시를 읽는 내내 즐겁고 기뻤다. (강미란/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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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카시집 『이별 그 후의 날들』에서/ 2017.8. 20. <서정시학> 펴냄
* 김왕노/ 경북 포한 출생, 《매일신문》신춘문예로 등단, 신춘문예 6인시집『황금을 만드는 임금과 새를 만드는 시인』, 시집『슬픔도 진화한다』『아직도 그리움을 하십니까』, 디카시집『게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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