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
윤유점
비닐우산살이 부러지자
여덞 개의 우산살은 흐느적거렸다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도 비를 맞고
헛말을 내 뱉는 우산 관절이 휘어졌다
손잡이도 달아나 버릴 약한 우산
아버지 얼굴은 풀어놓은 시간 속에서 살고 있다
가로수는 움을 틔우며 숨을 쉬고
밀려오는 슬픔은 빗물로 서있다
환영이 된 아버지의 담배 연기가
우산과 함께 길 위에서 피어오른다
구멍 난 하늘을 가릴 수 없이
시선 아래 고여 있는 빗방울
아버지의 주머니는 언제나 텅 비어 있었다
하늘에 뿌리를 두고 내리는 비는
아버지의 부르튼 발을 적셨다
햇볕 드는 날 눈물 먹은 낡은 우산들
절름발이 뼈대를 드러낸 채 볕에 서 있다
아버지는 막다른 길에서 되돌아 나오질 못했다
마당에 펼쳐진 가난한 웃음들이 탄력을 받은 채
아버지는 아버지의 우산을 놓쳐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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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文學』2017-6월호 <시> 에서
* 윤유점/ 2007년『문학예술』로 등단, 시집 『나의 인생의 바이블코드』『귀 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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