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질병에 관하여/ 박찬일

검지 정숙자 2017. 6. 6. 01:14

 

 

    질병에 관하여

 

     박찬일

 

 

  먹고사는 고생 말고 다 했어요? 무슨 고생? 질병疾病이죠 질병

이 한 번 떠난 적 없어요

  무슨 질병? 묘사할 수 없는 질병 

  지금은 어때요? 약을 먹어요 완화요법이조

  하루에 살고 있는 때가 얼마 안돼요 그것만도 어딘가요?

  한 시간 후에 기분이 좋아질 거야-그게 아니라면 인생이 뭐란 말

인가-한 시간 후에 또 말하는 거-한 시간 후에 기분이 좋아질 거

야-그게 아니라면 인생이 뭐란 말인가-계속 말하는 거

  갈게요 또 불게요 볼게요

 

  그리스도가 죽음을 주목하였으니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는 모두 죽음을 주목한 자가 되었으니

  그리스도가 병 고치러 왔으니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는 병을 고치는 데 관심 있었으니

 

  인간이란 무엇이요? 죽음을 주목하는 자

  인간이란 무엇이요? 병 고치는 데 관심 있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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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月刊文學』2017-6월호 <시> 에서

   * 박찬일/ 1993년 『현대시사상』신춘문예로 등단, 시집『모자나무』『아버지 형이상학』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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