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그늘꽃/ 서주영

검지 정숙자 2017. 5. 20. 14:46

 

 

    그늘꽃

 

    서주영

 

 

  바닥 밑의 바닥엔 키 작은 네가 있다

 

  저항도 눈물도 잊은

 

  웅크린 너의 목소리를 건져 올린다

 

  눈도 귀도 닫아버려 음습한 이력

 

  퀴퀴한 냄새로 가득하다

 

  외줄 타는 어름사니처럼

 

  일제히 소리 죽여 아슬아슬 어둠을 건너느라

 

  한낮도 후미진 밤이었다

 

  숙성된 어둠에게 할퀴고 물어뜯기며

 

  맨살로 오롯이 버텨온 너를

 

  묵묵한 한 떨기 시인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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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에』2017-여름호 <시에 시>에서

  * 서주영/ 충남 아산 출생, 2009년『미네르바』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