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風磬
박완호
저건, 차라리 적막이다.
허공의 속내를 헤아리듯 바람결에 저를 맡겼다. 몸속을 불어간 바람
따라 어디든 못 가랴만.
숲에서 온 바람은 서걱대는 풀잎의 음계로, 노을을 스쳐온 바람은 붉
은 심장의 연타連打로, 바다를 지나온 바람은 흩날리는 포말의 코러스
로 물들어 갈 때, 그는
또 어떤 빛깔로 저를 흔드는 허공을 물들이려 한 걸까.
처마 끝, 먼 능선으로 꿈꾸듯 지느러미를 젖는 물고기들.
모르는 걸까. 제 속을 훑고 간 바람이 바로 허공의 속내였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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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현실』2017-봄호 <신작시단>에서
* 박완호/ 충북 진천 출생, 1991년『동서문학』으로 등단, 시집『내 인생의 흔들림』『너무 많은 당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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