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이하석
감정도 철골도 없는
시멘트 구조물
바위 위에 엄격하게만 놓여진
전망대
물과 바다로 맞구멍이 뚫린 시선들을
촘촘히 거르는 초소
밤엔 바다로만 가늘게 그물의 눈길이 나간다
시선의 사각지대인 초소 옆으로는
책임감이 강한 철책이 나 있어서
굳은 바다와 무른 땅을 구획 짓는다
낮에는 누구에게나 개방되는 곳
바위 그늘 아래,
사람들이 마시고 버린 맥주 깡통들이 널브러져 있다
그것들은 밤이면 여전히 시끌벅적한 바람의 집이 되어
비군사적 소리를 낸다
그 소리에 휩쓸리지 않으려 애쓰는
초병의 뒷모습이 방한복으로 지펴져 있다
총 멘 어깨 너머로
어떤 분단으로도 찢어질 수 없는
밤바다 파도의 달력이 꽤 구겨져 있다
--------------
*『문예바다』2017-봄호 <신작 시>에서
* 이하석/ 1971년『현대시학』추천으로 등단, 시집『투명한 속』『천둥의 뿌리』등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풍경(風磬)/ 박완호 (0) | 2017.04.20 |
|---|---|
| 김윤정_앨리스가 본 이종 현실의 세계(발췌)/ 피터 판과 친구들-에피소드1 : 유형진 (0) | 2017.04.20 |
| 잠잠/ 김영호 (0) | 2017.04.19 |
| 동박새를 사랑한 소녀는/ 김도연 (0) | 2017.04.19 |
| 립싱크/ 강일규 (0) | 2017.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