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문예바다 신인상 시 부문 당선작>
립싱크
강일규
횟집 수족관 속에서 지느러미로 춤추고 있는
저 물고기는 무슨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물고기가 내뱉는 소리를 나는 들어본 적이 없다
제 몸을 휘감은 물의 품속에 가두어 두었는지 모를 일이다
다윈의 말이 사실이라면
지느러미로 얼마나 물속을 날아야만 새의 날개가 될 수 있을까
아직 깃털도 돋아나지 않았는데
이제, 물고기에게 말을 가르쳐야 할 때
진화를 앞당기려는 듯 어항 밖으로 몸을 날린 물고기 한 마리
온몸으로 퍼덕이며 내디딘 바닥에 누워
새의 부리가 되지 못한 커다란 입을 뻐끔거리고 있다
누가 물고기의 구화를 배워야 할 것인가
언어의 진화가 끝날 때까지
립싱크 금지 법안이 발의되었다는 긴급뉴스에
도마 위의 물고기가 두 눈 부릅뜨고 있다
-전문-
※ 심사위원 : 안영희 · 문정영 · 김점용
----------------------
*『문예바다』2017-봄호 <제5회 문예바다 신인상 시 부문 당선작>에서
* 강일규/ 충북 영동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잠잠/ 김영호 (0) | 2017.04.19 |
|---|---|
| 동박새를 사랑한 소녀는/ 김도연 (0) | 2017.04.19 |
| 영원한 자연/ 황인찬 (0) | 2017.04.17 |
| 불면증이 없는 날들/ 이현호 (0) | 2017.04.17 |
| 고봉준_무한한 변이들(발췌)/ 미학 : 김언 (0) | 2017.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