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립싱크/ 강일규

검지 정숙자 2017. 4. 18. 01:28

 

 

  <제5회 문예바다 신인상 시 부문 당선작>

 

 

    립싱크

 

    강일규

 

 

  횟집 수족관 속에서 지느러미로 춤추고 있는

  저 물고기는 무슨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물고기가 내뱉는 소리를 나는 들어본 적이 없다

  제 몸을 휘감은 물의 품속에 가두어 두었는지 모를 일이다

 

  다윈의 말이 사실이라면

  지느러미로 얼마나 물속을 날아야만 새의 날개가 될 수 있을까

  아직 깃털도 돋아나지 않았는데

 

  이제, 물고기에게 말을 가르쳐야 할 때

 

  진화를 앞당기려는 듯 어항 밖으로 몸을 날린 물고기 한 마리

  온몸으로 퍼덕이며 내디딘 바닥에 누워

  새의 부리가 되지 못한 커다란 입을 뻐끔거리고 있다

 

  누가 물고기의 구화를 배워야 할 것인가

  언어의 진화가 끝날 때까지

 

  립싱크 금지 법안이 발의되었다는 긴급뉴스에

  도마 위의 물고기가 두 눈 부릅뜨고  있다

    -전문- 

 

   심사위원 : 안영희 · 문정영 · 김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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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예바다』2017-봄호 <제5회 문예바다 신인상 시 부문 당선작>에서

  * 강일규/ 충북 영동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