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엄마의 비석/ 조재구

검지 정숙자 2017. 4. 16. 20:56

 

    엄마의 비석碑石

 

    조재구

 

 

  이제야 알았다

  지게에 짊어지고 선산에 오르는

  어머니의 묘비墓碑 무게가

  내 삶의 무게였다는 것을.

 

  욕심내어

  받침대와 함께 지게에 올려놓은

  비석碑石의 등받이에 등을 대고

  작대기에 힘을 줘도 무릎이 펴지지 않아

  하나를 내려놓고

  내 힘에 부치지 않게

  나누어 짊어지고 올려야 한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게 된 인생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받침대와 묘비墓碑를 합체合體하여 세우고

  산 아래를 내려 보며

  턱까지 차오른 숨을 크게 돌리고

  술잔을 부어놓고 절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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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木手가 지은  詩集』에서/ 2017.3.15. <한국 아카이브>펴냄

  * 운목 조재구(雲木 趙宰龜)/ 1990년 『서세루詩』로 등단, 시집 『잊어버린 고향』『못난이를 사랑한 바보들외 다수, 前 엽서문학 발행인, 제1회 농민문학상 · 허균문학상 · 황희문화예술상 외 다수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