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인- 데라코타
허연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남쪽을 보고 누운 운구버스에선 무지갯빛 기름이 흘러나왔다. 겨울
보다 추웠던 삼월. 착着을 끊으려 마셨던 술은 상해버린 세월만큼이나
시큼했다. 적벽돌로 지은 교회당 앞. 광녀 한 명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
가고 있었다.
아이들의 귓볼은 아직 붉었고, 억센 근심들은 무너진 담벼락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 좁은 어깨들이 들썩일 때마다 생은 한 뼘씩 멀어졌다.
당신과 나는 가여웠다.
내리 사흘 뒷산이 울면 재앙이 온다는 마을. 목선 깃발이 귀신처럼 서
있고, 파도에 몸을 씻은 날들이 유리조각처럼 부서져 있었다. 수부의 눈
은 여전히 검고, 아직 경계를 넘어가지 못한 슬픔이 북회귀선에서 왔다
는 새들과 함께 그물에 걸려 있었다
보낼 수 없는 옛날이
흰 운동화를 신은 채 흐려졌다
종일 울던 바다가
다른 세상으로 가고 있었다
-전문-
* 블로그 주: 4. 5. 6연 '피리어드 없음'은 원본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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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2017-3월호 <신작특집> 에서
* 허연/ 1991년『현대시세계』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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