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킬
이용대
칭얼대는 젖먹이 위해
밤길을 나선 고라니
어디가 어딘지
구분 못할 어둠 속에서
눈앞을 스치는 먹이를 촉수로 더듬으며
공포를 걷어차고 앞발을 내디뎠다
언덕 앞에 숨어 있는 칡넝쿨을 넘다가
긴 목이 부러질 정도로 꼬꾸라지면서도
일어나고 일어서고
또다시 일어나고…
빙판 같은 도로를 가로질러야만 하는데,
번개 같은 헤드라이트를 그림자같이 용케 피해
길을 건너가야 콩밭에 들어설 수 있는데
불빛은 창이 되어
비킬 새 없이 와 닿았다
조금만 천천히 달려줄 수는 없을까
순간이라도 잠시만 멈춰줄 수는 없었을까
멀어지는 바퀴 소리를 귓전으로 들으며
가랑잎처럼 부서져 내린
젊은 어미 고라니
어린 것 숲에 둔 채
아스팔트에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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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刊文學』2017-4월호 <시> 에서
* 이용대/ 2003년『조선문학』으로 등단, 시집『제1 처음 만난 그날처럼 』『제2 아직도 못한 대답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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