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악몽을 키웠나
김태우
꿈에 발을 넣었다
내가 지면보다 낮은 방에 있다 홀로 누워 있다 이 방은 밤이 빨리
찾아온다 어둠도 자주 놀러온다 어둠은 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날 밀어낸다 내가 방의 여백을 된다 특히 이 방은 태아자세가 어울
린다 내가 벽에 붙어 손가락을 빤다
꿈에서 발을 헛디뎠다
윗방에서 인기척이 난다 위에서 물을 쏟았는지 방안이 축축하다
사과를 깎는 소리가 들린다 무릎이 지면에 닿자 울음소리도 난다
층간 소음이 내 쪽으로 쏟아진다 내가 반대쪽으로 몸을 돌려 나머
지 손가락을 센다
꿈의 바깥을 서성였다
눈을 뜬다 내가 방안에 있다 밖에서 낯익은 대화가 들린다 내가
몸을 일으켜 문을 찾는다 문이 없다 내가 소리를 지른다 밖에서 나
를 찾는 소리가 들린다 내가 더 큰 소리를 지른다 문을 닫는 소리
가 들린다 내가 다시 눈을 감는다
꿈을 착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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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시대』 2017-봄호 <신작시>에서
* 김태우/ 대전 출생, 2015년『시인수첩』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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