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
윤진모
꿈을 가지고 있기에
그리움 묻으며 어항 속에 놓아주었다
그곳에 살고 있을 너의 핏줄인 동족
그들과 더불어 살아간다면
푸른색으로 살아갈 수 있을 거라
비린내 진동하던 날
구석에 옴츠려 살점이 뜯긴 채 고통으로 휜 너를 발견했다
비틀거리다 한쪽으로 쏠려
번번이 바닥에 닿으며 넘어지다
다시 간신히 몸을 일으켜 세우는
살아가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며 크게 소리 한 번 질러 보지 못하고
둥둥 떠다니다 시름시름 죽어가던
눈물로 가득 찬 세상만 있었다
차마 눈 감지 못한 채
한쪽 눈만 뜬 너를 떠나 보내며
허물어진 세상을 잘못 보아버린
나 자신을 질책하며
지워지지 않는 기억을 버리고
물어뜯긴 상처를 지우고 또 지우고
허공 떠돌고 있는 목소리들
저마다 금빛 비늘 드러내며 유연히 헤엄친다
몸 속 가시 숨긴 채
오늘도 어항 속 세상은 평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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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정신』 2017-봄호_미주문학 특집 <신작시>에서
* 윤진모/ 서울 출생, 『시와정신』으로 등단, 재미시인협회, 현재 윤패밀리 척추신경 한방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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