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마을
김현주
옛날 옛적에, 할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우리 아빠는 너무 착해서 하나님이 빨리 데려갔대요,
꽁꽁 언 망자의 몸을
수고했다, 수고했다 천 번 쓰다듬는 경건한 의식 속
눈물범벅이 된 어린 상주가 마지막 예를 표하자
그만 철렁, 관 뚜껑이 닫히는데
세마포 수의 한 벌로 반납시킨 수고와 고생이
너무 아깝다, 아깝다, 하며
조문객처럼 꺼이꺼이 우는 갈매기 떼,
시퍼런 바다를 왕래하는 동안
할머니는 공터를 찾아 오열하다가
누에고치처럼, 옛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깊이 잠이 들고
정처 없이 안개빛 조등을 흔들던 바람은
그 불어 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고
하나님은, 또 깊이깊이 생각하고 연구하여
많은 동화책을 짓는 것이
그 마을에는 끝이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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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창작』 2017-봄호 <계간 『문학과창작』이 조명하는 중견 시인의 신작 소시집>에서
* 김현주/ 전주 출생, 2007년 『시선』으로 등단, 시집『페르시안 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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