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극비/ 지연식

검지 정숙자 2017. 3. 21. 09:02

 

 

    극비

 

    지연식

 

 

  잠이에요

  조는 아침이에요

  설탕과 흙을 섞어 만들었는데

  그게 무슨 맛일까요

 

  기억나지 않는다와 모른다의 사이처럼

  부담스러운 간격일까요 아니면,

  대중을 떨어 울리게 하는

  음악일까요 소음일까요

 

  잠이에요

  낯익은 외투가 불룩해지고 깃털 되고 그러다가

  한기로 얻어맞으면 머리로 되받아치는

 

  잠이에요

  무자비한 시간이

  풀뿌리를 꽉 쥐었다가 놓은 것처럼

  고양이의 젖에서 머리카락이 줄줄 새어 나오는

 

  잠은,

  잠이면서 잠이 아니었어요

  달을 닮은 비취석 때문일까요

  안개 낀 마천루 때문일까요

  그래서 저는 지금 궁리 중입니다

 

  식욕 돋우는 냉수 한 모금을 틀어쥐고

  당신을 흔들어 깨워야 할지 말아야 할지

 

 

    ----------------

   *『예술가』 2017-봄호 <예술가 신작시> 에서

   * 지연식/ 2010년 『예술가』로 등단, 시집『히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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