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남도창
백운순
술 한 잔도 하지 못하는
아버지의 유일한 낙은
구성지게 창을 부르는 일이었습니다.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 절절했던 아버지는
마을 이름을 되뇌어
지는 해를 두드리며
걸죽한 소리로 뽑아내던 남도창 한 가락
시름없는 세월을 뱉어내던
그 소소한 즐거움은
후두암 수술로 다시는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아! 아버지
마른 하늘을 찢는 고통으로
절규로 부르짖던 핏빛 덩어리,
간절하게 걸러낸 쉰 목소리로
경건한 기적을 쌓아올렸지요.
홀로 만나야 하는 빛 앞에서
이승의 되새김을 쏟아
오롯이 피어나는 애절한 가락을
나는 아직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그날은
스러져 가는 호흡을 붙들고
골 깊은 골짜기로 불어오는 바람 앞에서
휘감겨 오는 서러운 목청으로
가장 진한 남도창을 연신 흩뿌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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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인』 2017-봄호 <시> 에서
* 백운순/ 2003년 『한국시』로 등단, 저서『비어 있는 들판』『가을숲의 동화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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