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
오쓰보 레미코
나는 산일지도 모른다
산은 산이라도
나는 산인 나의 뿌다구니에 있다
나를 오르는 누군가가 있고
누군가가 오르는데 나는 가만히 있는 거냐고?
아니다
나 역시 나를 오른다
산줄기가 보인다
저기 저
먼 곳까지
저 멀리에 바다가 보인다
나는 바다가 아니다
밤이 오고
산과 바다 사이에 불빛 하나가 보인다
산기슭에
불빛을 발견한 누군가가 간신히 다다른다
나는 불빛이기도 하다
다다른 누군가를 위한 불빛이기도 하다
다시 어둠으로 이끄는
불빛이기도 하다
손을 잡아끌며
안으로 더 안으로
그리고
높이 더 높이 올라간다
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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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2017-봄호 <특집/ 평창 동아시아 시인대회 시축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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