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신이 돌아오나
유안진
기다리고 있다고
기다리고 있으니 얼른 돌아오라고
지나 2년여를
전등이란 전등을 밤새 켜놓았다
이 사람 정신 나갔나?
불값 비싼데 웬 대낮이야?
들어서며 야단치며 차례로 끄라고
밤새도록 켜 놓고 기다렸다
부활(復活)하여 돌아올 것만 같아서
절대로 다시는 돌아올 수 없고
내가 가는 길밖에는 어떤 길도 없다고
도무지 내가 나를 설득하기 싫었는데
나도 모르게 내 손으로 불을 끈다
내가 어떻게 이럴 수 있는가?
전기료 땜에 포기할 수 있다니?
불 꺼진 어둠 속에서도
불을 끌 수 있는 내가 대견스러워지면서도
숨 막히고 자리에서 꼬꾸라질 때마다
들리는 음성은, 제발 정신 차리세요
불 끈 손은 내 손 아닌 그의 손이라는 착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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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여는세상』 2017-봄호 <신작>에서
* 유안진/ 1965년『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다보탑을 줍다』『둥근 세모꼴』외, 산문집『지란지교를 꿈꾸며』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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