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왜 그랬을까/ 서지월

검지 정숙자 2017. 2. 25. 19:47

 

 

    왜 그랬을까

 

    서지월

 

 

  왜 그랬을까

  세상이 다 아는 고은 시인이

  머무른 장소마다 내 제자들에게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라

  대구에서 만나 뵈었을 때는 열 번을

  백담사에서는 네 번을

     '니네 스승 잘 모셔라!'

  니네 스승이라면 나를 지칭하는데

  고은 시인의 스승이라면

  미당 서정주 선생이라는 것

  역시 세상이 아는데 왜 그랬을까

     '니네 스승 잘 모셔라!'

  미당 서정주 선생 이승 뜬 게 10년이 지났는데

  고은 시인 이승 뜨면 알게 될까

  시단이라는 게 정치판 이상으로 인륜도 도리도

  사기그릇 이 빠지듯 보기 흉한 세상인데

  어쩌면 고은 시인께서 나를 무척 아끼시어

  이토록 내 눈 맑은 제자들에게

     '니네 스승 잘 모셔라!'

  하셨는지, 내 수제자격인 이은림 시인은

  영남일보 칼럼「문화산책」에서

  고은 시인이 하신 말씀     "니네 스승 잘 모셔라!"

  라 쓰기도 했거늘,

  알 것만 같은데, 아니 알고도 남음이 있는데

  문단사에 기록될 이 일을 나는

  시로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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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에2017-봄호 <시에 시>에서

   * 서지월/ 대구 출생, 1985년『심상』『한국문학』으로 등단, 시집『꽃이 되었나 별이 되었나』『지금은 눈물의 시간이 아니다』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