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랬을까
서지월
왜 그랬을까
세상이 다 아는 고은 시인이
머무른 장소마다 내 제자들에게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라
대구에서 만나 뵈었을 때는 열 번을
백담사에서는 네 번을
'니네 스승 잘 모셔라!'
니네 스승이라면 나를 지칭하는데
고은 시인의 스승이라면
미당 서정주 선생이라는 것
역시 세상이 아는데 왜 그랬을까
'니네 스승 잘 모셔라!'
미당 서정주 선생 이승 뜬 게 10년이 지났는데
고은 시인 이승 뜨면 알게 될까
시단이라는 게 정치판 이상으로 인륜도 도리도
사기그릇 이 빠지듯 보기 흉한 세상인데
어쩌면 고은 시인께서 나를 무척 아끼시어
이토록 내 눈 맑은 제자들에게
'니네 스승 잘 모셔라!'
하셨는지, 내 수제자격인 이은림 시인은
영남일보 칼럼「문화산책」에서
고은 시인이 하신 말씀 "니네 스승 잘 모셔라!"
라 쓰기도 했거늘,
알 것만 같은데, 아니 알고도 남음이 있는데
문단사에 기록될 이 일을 나는
시로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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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2017-봄호 <시에 시>에서
* 서지월/ 대구 출생, 1985년『심상』『한국문학』으로 등단, 시집『꽃이 되었나 별이 되었나』『지금은 눈물의 시간이 아니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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