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자리와 땅의 별자리
박찬일
별 하나가 몰락할 때 별자리 하나가 몰락한다. 별자리 하
나가 몰락할 때 하늘 한 켠이 흔들린다. 하늘 한 켠이 흔
들릴 때 하늘 全般에 금이 간다. 별 하나가 몰락을 시인시
키고, 별자리가 몰락 중의 몰락을 시인시키고, 하늘 한 켠
이 몰락 중의 몰락 중의 몰락을 시인시킨다. '하늘 한 켠
이 몰락하는데 뭘 그걸 가지고…… 우리 人生이야, '별자
리가 우리를 시인시키는 것이 맞다. ['극단으로서 별'의
몰락이, '극단으로서 별자리'의 몰락이, 그리고 '많음으
로서 별〔자리〕'의 몰락이 몰락을 眞理로 시인시킨다. 몰락
의 普編化에 안도한다]
다섯 식구 중 한 食口가 몰락할 때 다섯 식구 全般이 몰락
한다. 이제부터 내가 사는 것이 다섯식구별자리로 사는
것이 아니라, 슬픔으로 사는 것. [食口 하나가 사라질 때
땅 全般에 금이 간다]별자리와 식구들이 다르지 않다. 별
이 극단이듯, 식구 하나하나가 극단이다. 우리네 인생, 우
리네 식구가 별자리- '식구'로 존재하며 하늘의 별-별자
리를 정당화시킨다. 우리가 모락할 때 하늘의 별자리가
'봐봐, 저기 몰락하는 것 봐봐' 왁왁거린다.
-전문-
해설> 한 문장: '식구 하나가 사라질 때 땅 전반에 금이 간다' ; 처음 죽음은 아버지의 죽음이었다. 곧 다섯 식구의 죽음이 된다. 결국 나 자신의 죽음이다. 그러므로 '나의 아버지는 나'이다. 아버지의 죽음을 말하고 있지만, 바로 나의 죽음을 말하고 있다. 변하지 않는 절대적 보편적인 진리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확실히 하나 있다. 그것은 인간은 몰락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몰락하는 존재는 결코 추상적인 크기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아버지와 다섯 식구와 나를 지칭하는 것이다. 전 우주와도 바꿀 수 없는 우리 '식구'이고 나의 아버지이면서 또한 '나의 아버지인 나'이다. 여기에 박 시인의 특별한 시선인 죽음의 실존적 절박성과 긴박성에 대한 호소가 담겨 있다. (박순영/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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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아버지 형이상학』에서/ 2017.1. 14. <예술가> 펴냄
* 박찬일/ 1993년 『현대시사상』에 시 「무거움」「갈릴레오」등 8편 발표, 연세대학교 독문학과 및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독일 카셍대학에서 수학(박사 후 과정), 시집 『화장실에서 욕하는 자들』『중앙SUNDAY-서울 1』등, 논문 「유물론족 변증철학-'플라톤'에 대한 가정적 접근」「초인간 사상을 넘어 영원회귀 사상으로」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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