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파울 첼란/ 이건청

검지 정숙자 2017. 2. 4. 23:47

 

 

    파울 첼란

 

     이건청

 

 

  1970년 4월 10일,

  시인이 센 강에 몸을 던졌다.

 

  부모가 가스실로 끌려가고

  우연히 살아남은 '파울 안첼'이

  '파울 첼란'으로 개명해 살면서

  살아남은 번뇌를 시로 불러냈다.

  치밀한 응축의 시편들이었다.

  짜이고 짜여 금강석이 된

  파울 첼란의 시는

  아우슈비츠 이후 최고의 시였다.

 

  아도르노가 말했다.

  "첼란의 시는 침묵을 통해

  극도의 경악을 말한다.

  아우슈비츠 이후에는

  어떤 시도 쓰일 수 없다는

  나의 말은 잘못이었다"

 

  시인은 문학상도,

  시를 통해 얻은 명망도,

  아내와 아들도 두고

  센 강에 몸을 던졌다.

 

  고통과 우울의 심연까지 갈앉아

  견고한 침묵을 끌어안은 사람,

 

  말의 무게를 끌어안고

  절망의 바닥을 찾아간 사람,

  -시인 파울 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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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곡마단 뒷마당엔 말이 한 마리 있었네』에서/ 2017.1.25. <서정시학>펴냄

  * 이건청/ 경기 이천 출생, 1967년《한국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이건청 시집』『굴참나무 숲에서』외 다수, 기획시집 『로댕- 청동시대를 위하여』등, 시선집 『이건청 문학선집』(전4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