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송문문
강의 침묵이 무거워 안개는 조심스럽게 걷는다
어쩌다 수면 위로 솟는 물고기는 오늘 아침 강물의
심지를 읽지 못했다
지금쯤 지느러미를 정지하고 침묵을 깨는
무슨 소리를 찾고 있을 것이다
아침 뻐꾸기 소리나 휘파람새 소리는 강물 속에 닿
지 못한다
강은
침묵이 침묵을 깰 때를
기다린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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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늘보
송문문
하루 종일 말없이 지냈다
나무늘보가 하지 낮 동안 나무 등걸에 매달아 놓은
침묵은
나뭇잎 한 장을 향해 있다
어쩌다 움직이는 소리는 손가락 발가락을 잊었다
담아 놓을 문장이 없다
파 모종을 했다
하얀 뿌리는 흙에 닿기만 하면 손을 매달아 놓는다
천~천~히 움직이는 소리는
소리의 이방인이다
서로
하루 종일 말없이 지냈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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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그럼에도 불구하고 씨』에서/ 2017.1.31. <시산맥사>펴냄
* 송문문(본명, 송명숙)/ 2014년『심상』으로 등단, 시집『연구 곱하기 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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