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여 제발
윤고방
나를 부르지 말게나
부끄러운 내 손을 이제 그만 놓아 주게
싸늘한 가슴을 쓸어내리며
째깍째깍 초침 소리에 맞춰
시대의 영묘한 부름에
단 한 번도 속시원히 대답한 적 없는
세상의 빈틈없는 경영 전략에
눈치 빠른 박수 한 번 쳐보지 못한
이 미련한 나를 용서하지 말게나
변두리 길거리로 몰아내도 괜찮네
아주 그냥 하늘나라 청소부나
용궁 문지기로 강등시켜도 괜찮지마는
속이 죄다 내비쳐 보이는 이웃들과
어여쁜 미물들이 다스리는 산골 아래
흰 강아지와 검정 고양이들이
국경을 지키는 나라에 살겠네
평생 흘린 식은땀을 씻어낼 때까지
도시여 제발
날 좀 그냥 내버려 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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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2016-겨울호 <신작시>에서
* 윤고방/ 1978년 『현대문학』초회 추천, 1982년『한국문학』으로 등단, 시집 『하늘 가리고 사는 뜻은』『낙타와 모래꽃』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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