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
한성희
그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다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웠다 깊이 잠이 들듯
더 이상 죽을 수 없도록 바닥을 눌렀다
모든 게 나에게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을 누르고
바닥에 뼈까지 밀어 넣었다
슬픔이 젖은 사람을 닮았는지
오늘의 가득 찬 몸이 싫었는지
그는 어제의 형상만 고집했다
오래된 무덤처럼
오랫동안 지워지는 것에 익숙했다
혹시 외로움이나 먹먹함을
나에게서 배웠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나를 괴롭게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달의 몸 한쪽부터 어둠이 베어 먹을 때도
끈질기게 나를 붙들고는
그렇게 기다리는 거야 읊조리며 눈꺼풀을 감았다
그는 내 몸 한 부분에 붙어있으면서도
나에게 들어오려고 하지 않았다
한때 연둣빛 목숨을 땅바닥에 밟아버렸다
그는 안과 밖이 검정만큼 고요했다
그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다
땅바닥에 등을 대고 누웠다 깊은 상처를 재우듯
더 이상 깨어날 수 없게 그를 눌렀다
그를 짓누르다가 그만 내가 그에게 들어갔다
먹구름이 우리에게 두껍게 가슴을 덮어주었고
사나흘 눈물까지 흘려주었다
모든 게 나에게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처럼
굵은 물줄기들이 땅을 밟고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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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층』 2016-겨울호 <다층시단>에서
* 한성희/ 2009년『시평』으로 등단, 시집 『푸른숲우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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