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시계 수선공은 시간을 보지 않는다/ 위상진

검지 정숙자 2017. 1. 13. 14:00

 

 

    시계 수선공은 시간을 보지 않는다

 

    위상진

 

 

  그는 시간의 습성을 찾는 중이다

  어둠의 부속을 핀셋으로 집어낸다.

  바늘만 보여질 뿐

  못에 꽂힌 전표 같은 시간

 

  멈춰 버린 시계 위

  찌푸린 불빛을 내려다보는 부엉이 한 마리

 

  불빛 아래 해체되고 있는 상속된

  시간의 유전자

  식은 지 오래 된 바람은 왜 한 곳으로만 숨어드는지

  이상한 꿈은 물 속에서 왜 젖지 않는지

  가장 환한 곳에 숨겨진 너를 데려간

  시간을 열어 본다

 

  제비꽃이 지는 동안

  순서를 무시한 채 휘갈긴 신의 낙서,

  인사도 없이 뛰어내린 별과의 약속

  을, 모래 위에 옮겨 적고 있었지

  차가운 불꽃이 부딪치는 별

  듀얼타임의 톱니가 자전을 시작한다

  푸드득, 그의 심장 뛰는 소리

  그는 시계가 없다.

 

  어둠의 재가 숫자판 위로 떨어질 때

  부엉이 날개 바스락거리는 소리,

  눈꺼풀 닫히는 소리

 

  어제 밀린 시간은 지금부터 흐르기 시작하고

  너의 시차를 들여다본다.

  수척한 너의 바람 냄새 오고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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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月刊文學』 2017-1월호 <시> 에서

  * 위상진/ 1993년『시문학』으로 등단, 시집『햇살로 실뜨기』『그믐달 마돈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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