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카야자의 겨울
김이안
칩거의 겨울,
댑싸리 같은 꽃대에 너는 또
노랗고 둥근 말들을 달기 시작했다
좁쌀을 닮은 네 말의 한계는
벽과 바닥에 닿아있지 않다는 것,
정화와 환기는 너의 본능일 거야
겨침없는 회유의 길,
해부와 분석을 거부하며
갇힌 말들은 섣불리 뛰쳐나갈 궁리를 한다
자꾸 구석을 찾는 나에게 너는 또 채근해대겠지
배꼽 같은 공들을 대책 없이 던지며
공중으로 차올리며
톡 · 톡 · 톡 · 톡 ·
흩어져 구르는 공들을 줍는 사이
겨울 해가 노루꼬리보다 짧아질 거야
방 안의 떠도는 물 알갱이들처럼
메마른 숨들을 적시며
적시며
-전문, 『문학의식』2016년 겨울호
*『시와표현』 2017-1월호 <시인이 추천한 근작 발표시_문정영 추천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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