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아레카야자의 겨울/ 김이안

검지 정숙자 2017. 1. 13. 02:03

 

 

    아레카야자의 겨울

 

    김이안

 

 

  칩거의 겨울,

  댑싸리 같은 꽃대에 너는 또

  노랗고 둥근 말들을 달기 시작했다

 

  좁쌀을 닮은 네 말의 한계는

  벽과 바닥에 닿아있지 않다는 것,

  정화와 환기는 너의 본능일 거야

 

  겨침없는 회유의 길,

  해부와 분석을 거부하며

  갇힌 말들은 섣불리 뛰쳐나갈 궁리를 한다

 

  자꾸 구석을 찾는 나에게 너는 또 채근해대겠지

  배꼽 같은 공들을 대책 없이 던지며

  공중으로 차올리며

 

  톡 · · · ·

  흩어져 구르는 공들을 줍는 사이

  겨울 해가 노루꼬리보다 짧아질 거야

 

  방 안의 떠도는 물 알갱이들처럼

  메마른 숨들을 적시며

  적시며

   -전문, 『문학의식』2016년 겨울호

  

 

   *『시와표현』 2017-1월호 <시인이 추천한 근작 발표시_문정영 추천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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