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틈의 겉장/ 김경숙

검지 정숙자 2017. 1. 11. 13:07

 

 

    틈의 겉장

 

    김경숙

 

 

  책은

  수백 페이지 틈이 있다

 

  단 한 번 접었어도

  단박에 들키는 페이지

  숨겨둔 구석이 있다

 

  아주 얇은 마음 한 장 들어갈 틈에

  성급한 손을 넣으려 했던,

  그 틈을 읽는 법을

  바람에게 배웠다

 

  저 셀 수 없는 틈을 갖고도

  무너지지 않는 책

  단 몇 마디 약속으로도

  평생을 누렇게 낡아가는 일들이 있다

 

  덮는다고 하던가,

  그것도 마지막 장을

  온전히 펼친 적도 없는데

  무수한 틈을

 

  그 틈들의 겉장을

  덮어야 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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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표현』 2017_1월호 <신작시 광장>에서

  * 김경숙/ 2007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얼룩을 읽다』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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