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의 겉장
김경숙
책은
수백 페이지 틈이 있다
단 한 번 접었어도
단박에 들키는 페이지
숨겨둔 구석이 있다
아주 얇은 마음 한 장 들어갈 틈에
성급한 손을 넣으려 했던,
그 틈을 읽는 법을
바람에게 배웠다
저 셀 수 없는 틈을 갖고도
무너지지 않는 책
단 몇 마디 약속으로도
평생을 누렇게 낡아가는 일들이 있다
덮는다고 하던가,
그것도 마지막 장을
온전히 펼친 적도 없는데
무수한 틈을
그 틈들의 겉장을
덮어야 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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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표현』 2017_1월호 <신작시 광장>에서
* 김경숙/ 2007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얼룩을 읽다』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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