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의 개입
이장욱
내가 살아온 세계는 서해와는 먼 거리였다.
나의 집도 서해에는 없었고 친구도
취한 채 건너던 횡단보도도
서해에는 없었다.
서해는 나를 잊는 일에 가까웠고
내가 죽은 후에 가까웠고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연인이었다. 실은
서해에서 몇 날 며칠 숙박을 했는데도 실은
해변에 나가서 혼자 오래 걸었는데도 실은
여기서 일생을 보냈는데도
서해가 먼 곳이었다. 서해에서 나는
최소한의 노동과 부당한 통치자들과 또
혼자 깨어난 새벽을 생각하였다.
나는 생선을 좋아하고 수영을 잘하는데
수평선이 발생하는 것과 심해가 자라는 것을 잘 이해하는데
매일 이 가까운 곳에서
사람이 사람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해변이 해변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나는 서해를 떠나기 위해 수평선 쪽으로 수영을 했는데 문득
붉은 등의 횡단보도를 거의 다 건너긴 건넜는데 문득
거대한 파도가
아주 물질적인 파도가
바로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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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동네』 2017_1월호 <특집 이장욱/ 신작시>에서
* 이장욱/ 1968년 서울 출생, 1994년『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내 잠 속의 모래산』『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등. 제24회 대산문학상 등 수상. 현 동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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