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수를 놓는다
고종목
투명한 햇빛 속을 걸어간다
오솔길 옆 떡갈나무 잎에
이마에 맺힌 땀방울처럼 이슬수를 놓는다
이슬방울 속 하얀 망초꽃 가리마같이 비친다
바로 내 앞에서 지팡이 짚은
기호 '5' 낭구*의 어깨 높이에서 흔들리는
망초꽃, 꽃인가 하고 다시 보면
어느새 망초꽃이 된 낭구의 나비걸음이 얼비치고
쪽진 머리 반듯한 어머니가 비치고
쪽 곧은 가리마길로
훤칠한 키에 짙은 눈썹 위 번들이마
두루마기자락 펄럭이며 아버지가 걸어오신다
아버지 얼굴에 내 얼굴이 환히 겹친다
풀잎을 스치는 푸른 바람결
내 몸이 톡- 터질 것만 같다
눈 깜박하는 사이
반짝 스러지는 이슬을 본다
-전문-
* '5' 낭구: 오남구 시인의 이름을 '낭구' 부르는 애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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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바늘의 언어』에서/ 2011.4.20. <글나무> 펴냄
* 고종목/ 강원 평창 출생, 시집『성마령의 바람 둥지』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곤드레 아라리』『바늘 구멍』외, 개인전「시와 조각보의 만남」, 초대전 「시와 조각보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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