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화
장석원
직육면체
기관차는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탈것도 아니다
그것의 본질 스스로
전진하는 직육면체의 충돌과 파편
그것을 역사의 상징이라고 인식했던 때
우리가 청춘이라고 부르던 때
기관차의 엔진을 사상이라고
연료를 사랑이라고 믿었다
혁명과 정의를 혼합하고
보이지 않는 적들을
우리의 심장- 엔진 속에서 불태웠다
지하철이 나를 싣고 간다
결코 도착할 수 없는 곳이 있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
나는 살아 있는 것이다
숨이 붙어 있다면
내가 사랑을 잊지 않았다면
조금 더 견뎌야 한다면
나의 사랑은 기관차일까
실패가 고통이었을까
나는 왜 묻혔는가
아픈 사람들이 나를 가르친다 잡아끈다
이루어질 것이 아직 남아 있다고 한다
사랑은 아직 실패하지 않았다
기관차는 세계를 옮기고 있다
쇠 냄새
그것은 분노의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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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파란』 2016-가을호 <poem>에서
* 장석원/ 2002년《대한매일신문》으로 등단, 시집『아나키스트』『리듬』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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