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건축
신용목
내가 가장 훔치고 싶은 재주는 어둠을 차곡차곡 쌓아 올
리는, 저녁의 오래된 기술.
불현듯 네 방 창문에 불이 들어와, 어둠의 벽돌 한 장이
차갑게 깨어져도
허물어지지 않는 밤의 건축술.
미수로 끝난 분노가 별로 뜨고…… 눈물처럼
달 속에 피가 차고 있어.
침묵이 살해되는 소리로 아름다운 도시에서,
내가 가진 재주는 어둠의 깨진 자리에 정확한 크기로 박
히는, 슬픔의 오래된 습관.
----------------
*『계간 파란』2016-가을호 <poem>에서
* 신용목/ 2000년 『작가세계』로 등단, 시집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아무 날의 도시』외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건너는 사람/ 여태천 (0) | 2017.01.02 |
|---|---|
| 김종훈_정치의 부재와 시의 대응(발췌)/ 폭풍이 오면 : 이영광 (0) | 2017.01.02 |
| 환청/ 서동균 (0) | 2017.01.02 |
| 오른편 심장 하나 주세요/ 김승희(金勝熙) (0) | 2016.12.31 |
| 부러진 양쪽 길/ 이서빈 (0) | 2016.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