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슬픔의 건축/ 신용목

검지 정숙자 2017. 1. 2. 01:27

 

 

    슬픔의 건축

 

    신용목

 

 

  내가 가장 훔치고 싶은 재주는 어둠을 차곡차곡 쌓아 올

리는, 저녁의 오래된 기술.

 

  불현듯 네 방 창문에 불이 들어와, 어둠의 벽돌 한 장이

차갑게 깨어져도

  허물어지지 않는 밤의 건축술.

 

  미수로 끝난 분노가 별로 뜨고…… 눈물처럼

  달 속에 피가 차고 있어.

 

  침묵이 살해되는 소리로 아름다운 도시에서,

 

  내가 가진 재주는 어둠의 깨진 자리에 정확한 크기로 박

히는, 슬픔의 오래된 습관. 

 

   ----------------

  *『계간 파란』2016-가을호 <poem>에서

  * 신용목/ 2000년 『작가세계』로 등단, 시집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아무 날의 도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