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상편(翼狀片)
이상인
안과 의사가 내 눈 속에 갇혀있는
새의 날개를 꺼내기 시작한다.
오래 전 문득
무한천공을 슬그머니 훔쳐보았을 뿐인데
마침 날아가던 시조새, 날개 하나
왼쪽 눈에 찰싹 달라붙어버린 것일까.
잠시 어리둥절 어지러웠고
앞길이 가끔 침침하곤 했는데
그 날갯죽지가 좀체 떨어지지 않고
뿌리내려 자라기 시작했다.
마침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아주 천천히 나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파닥이는 날갯죽지를 잃어버린 새는
빈 마음을 붕대로 동여매고
어느 천 년의 하늘을 쪼며 날고 있을까
젊은 의사는
붉은 깃털을 세심하게 뽑아내더니
다른 살을 가져와 꼼꼼하게 꿰매놓고
안대로 단단히 봉해 버렸다.
안과를 나와 무연히 올려다 본
몇 억 만 년의 외눈박이 천공
거기 발라먹고 남은 물고기 화석 같은
솟을 새김 날갯죽지 하나
서쪽으로 멀어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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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사람』2016-2월호 <신작특집>에서
* 이상인/ 1992년『한국문학』으로 등단, 시집『해변주점』『툭, 건드려주었다』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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