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장충열
푸름한
허공을 차오르는 기억의 은빛날개
먼 시간을 돌아온 투명한 반사경이다
눈시울 적셨던 날은
발효되어 다시 꿈틀거린다
태양처럼
산맥을 가로지르는 속력으로
가슴 한복판을 관통할 수는 없었을까
내내 말라비틀어진 몸을
겨우 이어 붙인
눈발 속 담쟁이 한 그루
촘촘히 새긴 언어들로 퇴색되어 간다
계절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자신의 몸은
이미 처절한 밑그림이 되어버렸다
겨울로 들어선 생각의 그림자,
길게 얼어붙은 들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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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담』2016-2월호 <시>에서
* 장충열/ 1997년『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연시, 그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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