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겨울/ 장충열

검지 정숙자 2016. 12. 26. 11:13

 

 

    겨울

 

    장충열

 

 

  푸름한

  허공을 차오르는 기억의 은빛날개

  먼 시간을 돌아온 투명한 반사경이다

 

  눈시울 적셨던 날은

  발효되어 다시 꿈틀거린다

 

  태양처럼

  산맥을 가로지르는 속력으로

  가슴 한복판을 관통할 수는 없었을까

 

  내내 말라비틀어진 몸을

  겨우 이어 붙인

  눈발 속 담쟁이 한 그루

  촘촘히 새긴 언어들로 퇴색되어 간다

 

  계절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자신의 몸은

  이미 처절한 밑그림이 되어버렸다

 

  겨울로 들어선 생각의 그림자,

  길게 얼어붙은 들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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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담』2016-2월호 <시>에서

   * 장충열/ 1997년『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연시, 그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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