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문관
손택수
뱀이 겨울잠을 자기 전에 머금었다가 봄에 뱉는 흙덩이를
사함석이라고 한다
흙은 말하자면, 봉분이다
관 뚜껑 열리지 않도록
스스로 짓는
무덤
꿈결에라도 혹여 문을 열고 나올까
빈 배를 채우려 눈밭으로 튀어나오지 않을까
안심이 되질 않아, 입을
틀어막는다
이듬해 봄 입에 머금었던 흙은 단맛이 나서 약재로 쓴다던가
뚫어라, 설악 백담 무문관에도
폭설이 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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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담』 2016-겨울호 <신작시>에서
* 손택수/ 1998년 《한국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호랑이 발자국』『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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