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5분 전/ 최은묵

검지 정숙자 2016. 12. 25. 16:20

 

 

    5분 전

 

    최은묵

 

 

  가난한 울음에 빗장을 걸었습니다

 

  당신을 만나기 5분 전, 무당벌레 한 마리를 손가락으로 튕겨 날렸습니다

 

  무당벌레가 날아가기 전에는 탈피한 매미의 빈 울음을 박제로 만들었습니다

 

  주문하지 않은 새벽 숲길을 덤인 줄 알고 좋아했습니다

 

  주먹에 원죄를 꼭 쥔 채 숲에서 갈라지는 아침처럼 기울어져 걸었습니다

 

  목덜미에 달라붙은 거미줄을 떼어내고

 

  부르지 못한 이름을 봉인했습니다

 

  머물던 주소를 지우는 내내 들판을 지나는 바람은 회상입니다

 

  겨울이 다가올수록 내가 조금씩 두꺼워집니다

 

  숲을 데우기 위해 외투를 벗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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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담』 2016-겨울호 <주목하는 젊은시인>에서

  * 최은묵/ 2007년 『월간문학』, 2015년 《서울신문》신춘문예로 등단, 시집『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