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나뭇잎 보법/ 이선균

검지 정숙자 2016. 12. 26. 02:03

 

 

    나뭇잎 보법

 

    이선균

 

 

  문득, 날아가는 것이다.

  무미건조한 기호로

 

  가벼워져야지. 투명해져야지. 하염없이

  흩어져 사라져버리자.

 

  새는 날기 위해 머리를 버렸다지. 생각을 버리고

  의심을 지우고

  단순해져야지.

 

  공중에 지은 집

 

  부숴버리는 것이다. 소리 없이

  가지 흔들어 바람을 조롱하고

 

  무릎으로 기도하던 밤

 

  삭제하는 것이다. 백지상태로 돌리는 것이다.

 

  잊히지 않는 기억 허공에 쌓고

  걷자.

  다시 하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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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담』 2016-겨울호 <신작시>에서

  * 이선균/  2000년『시작』으로 등단, 시집『언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