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雪景)
전방욱
1.
하늘에서
느닷없이 새 떼들이 떨어진다
날개를 접고 가뭇하게 몸을 던지는
상심한 새들
그대 누구기에 즐비한 주검들을 몰아가는가
오늘 하루마저 나를 얽매어
어디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뜨리고 있느냐
찬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첫눈이 오는 거리를 바라다본다
2.
습관적으로 차단을 처단이라고 잘못 읽는다
버림받은 느낌의 참담함-
부드러운 것마저 세상을 차단할 수 있다
사랑도 사람을 쓰러뜨릴 수 있다
3.
눈발이 날린다, 날리다 쌓인다
원경이 지워지고
근경이 희미해지고
사람들은 헤어지고
그대에게 가는 길이 아무리
하여도 보이지 않는다
세상이 온통 환하다
고립무원(孤立無援)
나를 닮은 사람이
백색의 세계에서 혼자 웅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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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문학』 2016-겨울호 <신작시>에서
* 전방욱/ 1998년『세계의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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