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미
이정오
무엇이든 움직이는 것은
항로를 이탈하거나 다른 길로 들아서 가거나
속도를 제어할 수 없는 순간
올가미에 걸리고 말죠
새벽을 비행하다 덜컥, 위기에 몰린 참새를 만났어요
사각지대마다 덫이 놓여 있었죠
포위망에 걸려들어 생의 모서리가 출렁,
날개를 퍼덕일 때마다 몸이 조여들고
앞으로만 빠져나가려고 젖 먹던 힘을 다해도
탈출은 허락되지 않았어요
손을 뻗었죠
올가미는 내 주먹을 당기고 나는 허공의 집 한 채를 당기며
씨름을 거듭한 끝에
조심조심 올가미를 풀고
푸른 숲으로 날렸지만 그만 주저앉고 말았어요
몸을 파르르르 떨며 숨만 몰아쉬었죠
숨통이 트이길 바랬어요
순간 그 작은 눈으로
우주 한 모퉁이 허공 절벽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나도 허공을 올려다보니 두려웠어요
보이지 않는 올가미를 보았죠
추락과 상승을 거듭하는 찰나의 생
출근길 나의 아침이 몇 걸음 뒤로 물러섰어요
처마 끝에서 커다란 거미 한 마리가 미동도 없이
나를 쏘아보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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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시대』 2016-겨울호 <신작시>에서
* 이정오/ 충남 출생, 2010년부터『문장』으로 등단, 시집『달에서 여자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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