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뛰어다니는 뱀/ 박방희

검지 정숙자 2016. 12. 18. 23:54

 

 

     뛰어다니는 뱀

 

    박방희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지대인 아프리카 남서부 나미브 사막에는

뛰어다니는 뱀이 있다 '사이드와인더'라는 이 뱀은 가혹한 환경에

서 살아남기 위해 뛰는 법을 배운 것이다 이는 자기 종에 대한

이단異端이고 전통과 관습에 대한 배반이지만 배를 붙이고 기어다

니다간 그 자신이 통째로 구이가 됨을 어쩌랴! 생의 의지意志

불보다 뜨거워 열사의 사막에 눈금을 새기며 이동한 자리는 생

으로 가는 계단처럼 선명한 핏빛 자국을 남긴다 일생 동안 수없이

금을 그으며 죽음을 뒤로 하고 생으로 나아간 그의 이력은 경탄을

넘어 경외 자체이기에 사막에 펼쳐지는 장엄한 자취 따라 급기야

찬미와 종교가 생겨날 법하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매 순간 순간 뛰

어넘으며 원초적인 생명의지生命意志를 구현하는 존재가 따로 더

없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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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시대』 2016-겨울호 <신작시>에서

  * 박방희/ 1946년 경북 상주 출생, 1985년부터『민의』『실천문학』등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시집『불빛하나』『정신은 밝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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