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떠난다
최진화
회색빛 바다에 배 한 척 떠 있다
정박할 곳 보이지 않는
마음 한가운데로
별빛이 그려준 항로가
희미하게 걸어온다
자주 멈추던 시계바늘이
종소리를 내며 돌기 시작하고
둥글게 오려진 바람 한 조각
오래된 친구처럼 남루한 돛을 어루만진다
잊어서 살아남은 살아서 잊어가는
사람들의 나라로
울부짖는 파도를 가르며
배는 부서진 노를 서서히 저어간다
이제
당신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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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예』 2016-겨울호 <신작시>에서
* 최진화/ 2006년『문학나무』로 등단, 시집『푸른 사과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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