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바다 공동묘지/ 김명인

검지 정숙자 2016. 12. 15. 13:37

 

 

    바다 공동묘지

 

    김명인

 

 

  지정석이 없는 주검자리라 해도

  아무 곳에나 흩뿌려선 안 된다고 한다

  유골함을 앞장세운 일행은

  팻말이 가리키는 바다 공동묘지 근처로 왔다

  예보된 조석보다 물은 더 멀리 밀려나 있어

  배를 빌려 조금 나아간 골 자리

  몇 줌의 뼛가루로 뿌리니 주검이

  구름에 사무친 듯 반짝, 핏빛 해를 켜든다

  굳이 수목장이나 추모공원을 마다한 건

  망자의 고향이 동해고 이쪽도 바다인 까닭,

  태생이 동녘인 어둠이 밀려와서

  흩어지는 서해를 순식간에 휩쓸어간다

  그 끝자리에서 일행은 우두망찰하지만

  파정하고 돌아가는 썰물 더는 기다리지 않는다

  저렇게 흩뿌려지는 주검 작은 물고기가 한 입 물고

  더 큰 물고기의 뱃속에 들었다가

  어느 어부의 그물에 걸려 밥상머리 조림으로 오른들

  늙은 어미가 입맞춤하는 비린 슬픔

  흩어져버린 그가 담당하겠는가?

  내내 동두렷할 바다 공동묘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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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 2016-겨울호 <신작시>에서

  * 김명인/ 1946년 경북 울진군 출생, 1973년 《중앙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길의 침묵』『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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