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거리의 공무원을 생각하는 일/ 유현아

검지 정숙자 2016. 12. 11. 13:47

 

 

    거리의 공무원을 생각하는 일

 

    유현아

 

 

  어느 나라의 공무원이 하는 일은 거리의 가스등을 날마다 켜고 끄

는 일이라지

  길게 늘어선 가스등에 하나씩 불을 붙이며 어떤 낭만을 생각하는

일이라지

 

  희미하게 노란 냄새를 맡아본 적 있니

  어떤 나라에선 노랑을 기억하는 것조차 사치가 되어버린 나라가

있다는데

 

  게릴라의 그림자들처럼

  순순히 어둠의 문턱을 뛰어넘는 낭만주의자들을 생각한다

 

  모두 폐허가 되기 전에 바로잡을 필요가 없는 시간

  어느 나라의 낭만적인 공무원을 꿈꾸는 시간

 

  그곳에선 어쩌면 조금 더 진지해도 되겠지 조금 더 침묵해도 되겠

지 조금 더 더듬거려도 되겠지 조금 더 울어도 되겠지 그리고 혁명

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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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토피아』 2016-겨울호 <신작시>에서

  * 유현아/ 2006년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 시작, 시집『아무나 회사원, 그밖에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