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인(發靷)
오세영
별은 하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야간 비행에서 내려다보이는
지상의 등불들은 별들의 세상,
밝은 별 하나를 찾아 나
이 지상에 왔다.
그러나 막상 도착한 이 공항은
환승을 위한 한순간의 경유지.
착륙 즉시
다른 항공편으로 갈아타야 한다.
세 바퀴는 이미 내렸다.
활주로를 구르는
지금 창가엔 간단 없이 비가
흩뿌리지만
돌아보면 다행히도 지난 기상(氣象)은 좋았다.
바람과 구름을 가르며
별 사고 없이 날아온 한 생애의 항적(航跡).
그러나 이제 나는 또 다른 별을 찾아
탑승을 서둘러야 한다.
다시 또 하나의 비상을 꿈꿔야 한다.
지상 일만오천 피트의 어두운 상공을
페가사스처럼
카시오페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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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리문학』 2016. Summer / vol.3 <신작시>에서
* 오세영/ 전남 영광 출생, 전남의 장성, 전북의 전주에서 성장, 1965~6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바람의 아들들』『별밭의 도소리』등, 학술서적『시론』『한국현대시인연구』등 수십 권, 예술원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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