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발인(發靷)/ 오세영

검지 정숙자 2016. 12. 9. 23:18

 

 

    발인(發靷)

 

    오세영

 

 

  별은 하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야간 비행에서 내려다보이는

  지상의 등불들은 별들의 세상,

  밝은 별 하나를 찾아 나

  이 지상에 왔다.

  그러나 막상 도착한 이 공항은

  환승을 위한 한순간의 경유지.

  착륙 즉시

  다른 항공편으로 갈아타야 한다.

  세 바퀴는 이미 내렸다.

  활주로를 구르는

  지금 창가엔 간단 없이 비가

  흩뿌리지만

  돌아보면 다행히도 지난 기상(氣象)은 좋았다.

  바람과 구름을 가르며

  별 사고 없이 날아온 한 생애의 항적(航跡).

 

  그러나 이제 나는 또 다른 별을 찾아

  탑승을 서둘러야 한다.

  다시 또 하나의 비상을 꿈꿔야 한다.

  지상 일만오천 피트의 어두운 상공을

  페가사스처럼

  카시오페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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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클리문학2016. Summer / vol.3 <신작시>에서

  * 오세영/ 전남 영광 출생, 전남의 장성, 전북의 전주에서 성장, 1965~6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바람의 아들들』『별밭의 도소리』등, 학술서적『시론』『한국현대시인연구』등 수십 권, 예술원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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