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등대/ 김현신

검지 정숙자 2016. 12. 7. 14:54

 

 

    등대

 

    김현신

 

 

  해안이 또 다른 해안을 전하고 있었다

  폭풍이 폭풍을 넘겨주고 있었다

 

  나는 너의 도시를 내려다본다

  아득타; 비린내는 두렵다

  나를 안고 날아가 줘

  나는 그냥,

 

  방향을 고민했다

  흰 붕대를 귀에 걸어 둘께

  정원이, 휘파람이, 내 곁을 지나고 있어

 

  입술이 입술에게 흘리고 있었다

  문패는 검은 탱고를 전해주었고

  내 악몽을 흘려보낸다 너에게 매달리는 나는

 

  음악이, 옥상이, 늘 빈집 같은 마음을 스쳐지나갔다

  추락할 것 같다

 

  끝은 은회색, 사라지는 새를 보았다

 

  저녁은 저녁에게 맨얼굴을 전해주고, 눈빛은 이슬을

  전해주고 있었다

 

  나는 서 있었다

  그것은,

  빈집을 전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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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가』 2016-겨울호 <시인해부>에서

  * 김현신/ 2005년 『시현실』으로 등단, 시집『나비의 심장은 붉다』『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