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자리를 짚다
김경숙
몸속, 피들이 숨을 쉬는 곳이 있다.
나는 그 곳곳에 숨을 못 박아 놓고
톡톡 아주 작은 망치질 소리를 만진다
그곳은 이음새들이다
한 몸을 이어붙이거나 덧대어서
열고 닫을 때마다 삐거덕 소리가 나는
창문 같은 곳
가끔 진맥으로 열어본다
뛴다,
잠자는 동안에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중에도
한 며칠 몸 눕혀 앓는 동안에도
돌보지 않아도
그곳들은 쉬지 않고 뛴다
여울처럼 달린다
오래된 집은 벽과 벽을 통해
못들이 돌아다닌다고 한다
어머니 뱃속에서 열 달 공사를 마친
지금도 여차하면 쿵쿵거리거나
두근거리며 수리를 하고 있는 내 몸
붉게 녹슨 피들이 어디론가 뛰어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일제히 뽑히는 못이 있다고 한다
누가 지어 놓았는지도 모르고
하나같이 쿵쿵거리는 것들이다
세 들어 살다가 차츰 허물어지는 그쯤으로
뛰고 또 뛰는 곳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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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2016-겨울호 <예술가 신작시>에서
* 김경숙/ 2007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소리들이 건너다』『얼룩을 읽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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