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피아노방울/ 박수빈

검지 정숙자 2016. 12. 6. 23:36

 

 

    피아노방울

 

     박수빈

 

 

  하늘은 얼마나 많은 피아노들을 품었을까

 

  흑백의 세상에 건반들이 떨어진다

  대지 속으로 스며드는 피아노의 얼룩들

 

  당신은 내가 허방에 빠질 때

  신발이 벗겨질 때

  들려오는 달무리 소나타

 

  흰 팔의 들려오는 끓는 소리들

  당신이 나를 뒤로할 때

  현기증은 내가 겪는 공중

 

  타버린 심지처럼 헐벗은 나무들이 휘휘거리고

  새어나오는 바람소리

  뼈를 부딪는 소리들

 

  급히 페달을 밟는다

  내 가슴에 젖은 물빛 출렁이다가

  스윽 반올림 반내림

  내 삶의 악상들

 

  살 빠진 빗으로 나는 머리카락을 빗어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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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가』 2016-겨울호 <예술가 신작시>에서

  * 박수빈/ 2001년 『다층』으로 작품활동, 『열린시학』으로 평론 등단, 시집『달콤한 독』『청동울음』, 평론집 『스프링 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