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골목
이선균
단축번호 누르는 것마저 잊을까 싶어
수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거듭 받는 동안
무통환자인 아버지와 긴긴 통화를 할 때
노모가 잠시라도 고통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기를 비는 동안
느닷없이 딸에게, 아주머닌 뉘슈?
하는 캄캄한 날 들이닥칠까 싶어
저녁 천변을 걷고 또 걸으며
당신의 노래에 추임새를 넣는 동안
저러다 노모가 먼저 쓰러지면 어쩌나,
모래알 털어낸답시고 운동화를 거꾸로 들고 퍽퍽 치는 동안
마음 단단해진 줄 알았는데
흐물흐물
파경(破鏡)처럼 휘어지며
흐느끼는
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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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동네』2016-11월호 <신작시#1>에서
* 이선균/ 2010년 『시작』으로 등단, 시집 『언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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