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박인환문학상 수상작>
내가 없는 세계
송승언
초기계를 생각한다
인간을 만들었다 여겨지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으나
인간의 운명으로는 감당치 못한
기계장치의 세계
죽은 꽃나무 기계는 인간에 의해
생각된다
신이 스스로가 신임을 견딜 수 없었을 때 신이 의심되었듯이
기계 스스로가 기계임을 견딜 수 없을 떄
죽은 꽃나무 기계는 황무지를 걸어 다니고
걸어 다니는 꽃나무 아래에 시체를 묻으면 꽃이 아름답게 핀다는
구식 세계의 믿음은 인간 없이도 전해 내려와
없는 시체가 묻히기를 기다리는
죽은 꽃나무 기계가 있었을 때
없는 계절의 꽃을 피우기 위해
신이 된 체제로부터 나는
생각되었다.
----------------
*『시현실』2016-가을호 <제17회 박인환문학상 수상작>에서
* 송승언/ 1986년 강원 원주 출생, 2011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철과 오크』, <22세기 시인, 젊은 시인상> <시와사상, 동료들이 뽑은 올해의 젊은 시인상> 수상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뒷골목/ 이선균 (0) | 2016.11.11 |
|---|---|
| 어제보다 비밀이 많아졌다/ 권현형 (0) | 2016.11.11 |
| 무드셀라 증후군/ 한길수 (0) | 2016.11.10 |
| 자서전엔 있지만 일상엔 없는 인생/ 이현승 (0) | 2016.11.09 |
| 검정/ 백상웅 (0) | 2016.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