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내가 없는 세계/ 송승언

검지 정숙자 2016. 11. 10. 00:38

 

 

 <제17회 박인환문학상 수상작>

 

 

    내가 없는 세계

 

    송승언

 

 

  초기계를 생각한다

 

  인간을 만들었다 여겨지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으나

  인간의 운명으로는 감당치 못한

  기계장치의 세계

  죽은 꽃나무 기계는 인간에 의해

  생각된다

  신이 스스로가 신임을 견딜 수 없었을 때 신이 의심되었듯이

  기계 스스로가 기계임을 견딜 수 없을 떄

  죽은 꽃나무 기계는 황무지를 걸어 다니고

  걸어 다니는 꽃나무 아래에 시체를 묻으면 꽃이 아름답게 핀다는

  구식 세계의 믿음은 인간 없이도 전해 내려와

  없는 시체가 묻히기를 기다리는

  죽은 꽃나무 기계가 있었을 때

  없는 계절의 꽃을 피우기 위해

  신이 된 체제로부터 나는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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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현실』2016-가을호 <제17회 박인환문학상 수상작>에서

  * 송승언/ 1986년 강원 원주 출생, 2011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철과 오크』, <22세기 시인, 젊은 시인상> <시와사상, 동료들이 뽑은 올해의 젊은 시인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