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윤동주/ 김완하

검지 정숙자 2016. 10. 13. 20:14

 

 

    윤동주

 

     김완하

 

 

  샌프란시스코 부근 라피엣에서 아침에 출발하여 여섯 시간을 달려와

닿은 곳, 지인이 빌려준 별장이 있는 엘에이 부근의 피논힐로 가다가 잠

시 기름을 넣으러 휴게소에 들르고, 점심을 먹으러 햄버거 가게에 들러

서 쉬었다 닿은 곳

 

  한여름 사막의 열기에 지치고 지쳐 흙먼지 길 따라 들어가 가파른 골

목, 길이 끝나는 지점에 내비게이션도 방향을 잃은 채 넉 다운되고 만

곳, 막다른 비탈을 타고 오르자 거기 언덕 정상에 위치해 외따른 건물,

사방 내리쬐는 불볕더위에 심신은 시들고 방향 분간할 수 없어 차 밖으

로 나오니 그곳은 온통 하늘, 바라볼 것은 오직 하늘뿐이었다

 

  숨 막히는 더위를 피해 집안으로 들어가 급히 창문을 여니, 사방에서

시원한 바람이 몰려들어와 온몸을 감싸고 더위에 지친 마음 어루만져

주었다 막막한 사막 한가운데 오직 바람만 살아 움직였다 이 세상 모든

바람은 다 그곳으로 몰려왔다

 

  집안에 갇혀 해가 지고 밤 되기를 기다려 밖으로 나오니 사위의 더위

와 열기는 가시고 어두워가는 하늘 속으로 서서히 별이 떠오르기 시작

했다 어둠을 배경으로 찬란한 별 세상이 새롭게 펼쳐지기 시작했다 내

머리 위로 북두칠성도 또렷이 빛나고 있었다

 

  밤 깊어지자 내게 귀한 손님 한 분 찾아왔다 한낮의 수많은 그늘도

어둠 속으로 눕고 사위의 불빛은 멀리 새로운 빛을 불러올 때 문득 내

안에 잠자고 있던 그가 깨어 일어났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그는 그렇

게 내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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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표현』2016-10월호 <신작시 광장>에서

 * 김완하/ 1987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길은 마을에 닿는다』외. 평론집『한국 현대시와 시정신』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