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친 날
김길자
대추나무 가지에
끈적끈적한 그물을 펴놓았다
곤두세운 촉각은
하루살이가 걸릴까
왕파리가 걸릴까
아니, 고추잠자리가
파란 하늘을 데리고 오다 걸릴지도 몰라
하루 종일 죽은 듯
8개 레이더로 감시해도
어쩌다 구름다리처럼 출렁거릴 뿐
고추잠자리는 고사하고
하루살이 한 마리도 걸리지 않는다
오늘의 성찬을 떠올리며 설레다가
가슴 조이다
바람마저 슬며시 빠져나간다
왕거미에게 이런 날 있듯
시인이 시 한 줄 못 쓰는
공치는 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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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年刊『김제문학』2016_ 22호 (1970.11.6.창간) <part―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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