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
이상묵
희귀 우표가 있다는 거였다
그는 무엇이라도 주고 싶어 했다
정리하고 버릴 때라
우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물건이라
무게나 크기나 문제 되지 않는데도 난 사양했다
가족들만 치르는 안장식
아직 피어 있는 색색의 코스모스
털썩 오체투지로
아들이 유골 단지를 내려놓는다
고인은 1주일 전서부터 곡기를 끊었다고 한다
그의 마지막 선물은
멀리서 가족들이 두 번 오는 걸 막는 것이었을까
저만치서 코스모스가 고개를 젓는다
나비 한 마리
이 꽃에서 저 꽃으로
바람에 밀리면서도 옮겨 앉는다
무게도 크기도 없는 저 나비
고인이 주고 싶어 했던
그리고 내가 받지 않았던
우표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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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식』2016-가을호 <해외 작가 신작시>에서
* 이상묵/ 1963년 서울공대 졸업, 1969년 캐나다로 이주, 1988년 『문학과비평』으로 등단, 시집 『링컨 生家에서』『백두산 들쭉밭에서』. 2008 여행 칼럼집『아는 만큼 더 보이는 유럽여행, 런던에서 이스탄불까지 지(知)적 로드맵』. 시전집『링컨 생가와 백두산 들쭉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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